UPDATE | August 22, 2025

IMAGINE | 오가노이드, 혁신에 날개를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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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속에만 존재하는 장기(Organ)를 실험실의 작은 플레이트 위에서 구현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이러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혁신 기술인 오가노이드(Organoids)는 조직 유래 세포를 3차원으로 응집·배양해 만든 ‘미니 장기(Organ)’ 모델을 의미합니다. 인체 밖에서 인체와 같은 환경을 구현해 내는 오가노이드는 최근 신약 개발 과정 중 동물 실험을 대체할 차세대 기술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변화의 흐름 가운데,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기존 위탁 개발과 생산을 넘어 맞춤형 연구 서비스 영역의 확장을 알리며 오가노이드 기반의 약물 분석 서비스를 새롭게 공개하였습니다.


이번 특집 인터뷰에서는 지난 25년간 조직 공학과 재생의학 연구를 진행하며, 최근 우주에서의 두 차례 오가노이드 연구까지 성공리에 마친 존스홉킨스대학 김덕호 교수와 함께 오가노이드가 바꿀 의약품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연구자로서 25년간 줄기세포, 조직공학, 생체재료 분야를 넘나들며 다양한 생체 모사 플랫폼을 개발하셨습니다. 그중 오가노이드를 본격적인 연구 대상으로 삼은 계기가 무엇인가요? 


오가노이드 연구는 “보다 인간 중심으로 질병을 연구할 수는 없을까?”라는 근본적인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질병의 원인과 발생 과정, 질병으로 인한 신체 변화를 연구하는 병리학은 쥐나 영장류와 같은 동물 모델을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그동안 질병을 연구하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있어 기존 동물 모델 중심의 연구가 인간 질환의 복잡성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실험실 환경에서 인체 장기 세포 간 복잡한 상호작용을 잘 모사해서 실제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결과와 정밀하게 연결되도록 만들고 싶었고요. 어떻게 보면 인간의 장기를 실험실에서 다시 인간의 손으로 구현하는 거라, ‘신의 영역’이다, 싶을 때도 있습니다. (웃음)


최근 FDA에서 동물실험 의무화를 폐지하고 인간 유래 모델 기반의 데이터를 일부 인정하겠다고 발표했죠. 오가노이드가 더 이상 개념적 기술이 아닌 임상 적용이 요구되는 필수 플랫폼으로 인식되면서 향후 정밀 의료와 차세대 의약품 개발에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주에서의 오가노이드 연구를 선도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주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오가노이드 연구를 시도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주에서 오가노이드 연구를 처음 시도하게 된 이유는 노화 및 퇴행성 질환의 메커니즘을 미세 중력 상태에서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에서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려 나타나는 조직의 퇴행성 변화나 염증 반응이, 우주에서는 단 몇 주 만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주는 생물학적 노화나 만성질환의 진행 과정을 압축된 시간 안에 관찰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살아있는 실험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오가노이드 기반으로 정밀하게 분석하면, 노화의 초기 신호나 질병의 전조 현상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2020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심장 오가노이드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내 우주 환경에서 미세 중력이 심장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우주 환경에서 심근세포의 근력 약화, 부정맥, 염증 반응 증가, 산화 스트레스 경로의 급격한 활성화 등 노화 유사 현상이 단기간에 유도된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좌) 김덕호 교수 연구진이 우주로 보낸 심장 오가노이드칩과 (우) 우주비행사가 이를 활용해 실험 중인 모습 

(* Source: https://www.pnas.org/doi/10.1073/pnas.2404644121)


지금은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NASA, 그리고 SpaceX와 함께 세 번째 우주 실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실험에서는 보다 정교하게 설계된 심장-면역 복합 오가노이드 모델을 활용해 미세 중력 환경에서의 나노 의약 효과를 정밀하게 확인할 계획입니다. 우주에서의 오가노이드 연구는 인류의 건강과 미래 의약품 개발을 향한 과학적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우주 기반 데이터를 통해 우주에서의 질병 리스크 예측, 그리고 지구상의 노화 질환 치료 전략 개발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최근 오가노이드 기술이 Organoids on chip, AI 기술 기반 분석 등과 융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특히 주목하고 있는 최신 기술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오가노이드는 굉장히 다학제적인 연구 분야에요. 유전자 편집, AI 데이터 분석, 실험실 자동화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을 융합하며 발전하고 있죠. 최근에는 단순한 3D 세포 집합체를 넘어 생리학적 기능을 정량화하고 조절할 수 있는 고도화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제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두 가지 기술은 장기칩이라고도 불리는 ‘오간 온 어칩(Organ-on-a-chip)’, 그리고 AI 기반 분석 플랫폼입니다.


장기칩은 오가노이드를 단순 배양하는 차원을 넘어, 머리카락 굵기보다도 얇은 미세유체공학 기반 칩 위에 배치해 인체 생리 환경을 재현하는 기술입니다. 이를 통해 장기 간 상호작용, 전단 유동, 약물 동태학 등을 보다 정밀하게 모사할 수 있죠.


손바닥만한 크기의 24 well plate

손바닥만한 크기의 24 well plate두 번째는 AI 기술과의 융합입니다. 오가노이드는 구조적 이질성과 시간에 따른 높은 역동성을 갖고 있어, 기존의 전통적인 이미지 분석 방법만으로는 기능적 패턴을 명확하게 밝혀내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항암제 독성 평가를 위한 심장 오가노이드의 경우, 약물 유도 부정맥 신호를 검출하기 위해 수집되는 전기 생리 신호의 다양한 변수들이 시간에 따라 크게 변동합니다. 이러한 고속 실시간 약물 스크리닝에서는 24웰 플레이트(24 well plate)에서 단 1-2분만 데이터를 수집해도 클라우드에 테라바이트(TB) 규모 이상의 데이터가 축적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도 딥러닝 기반 이미지 분석 기술을 활용해 심장 오가노이드의 수축 패턴, 전기 생리 신호, 유전자 발현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융합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품질관리(QC), 약물 반응 예측, 배치 간 균일성 평가 등 다양한 응용 분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기술들을 활용해 오가노이드를 AI가 실시간으로 해석하고 예측하는 '디지털 바이오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핵심 방향입니다. 이는 미래의 정밀 의료, 신약 개발,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기반이 될 거라고 봅니다.

 

 

오가노이드 기술이 실제 의약품 개발 프로세스에 적용되기 위해서 

넘어야 하는 기술과 규제 허들은 무엇일까요?


오가노이드 기술이 높은 잠재력을 지닌 것은 분명하지만, 실제 의약품 개발 프로세스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기술적·규제적 과제들이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는 데이터의 재현성과 품질 일관성 확보인데, 이를 위해서는 실험실 규모의 연구 수준을 넘어서 상업 규모의 품질 관리 체계와 제조 인프라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글로벌 제약사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 역시 데이터의 정량성과 재현성입니다. 실제로 제가 창업한 큐리바이오 연구팀이 글로벌 제약사와 오가노이드 모델을 공동 개발할 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이 오가노이드를 GMP 환경에서 어떻게 동일하게 구현할 수 있느냐’ 였습니다. 동일한 세포주로 제작한 오가노이드라도 개체 간 생리적 지표에 편차가 크면, 품질 기준이 불명확하다고 판단되어 ‘이 데이터를 임상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오가노이드 플랫폼의 일관된 품질과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현재 오가노이드의 글로벌 품질 관리 기준은 아직 확립 중인 단계이기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CDMO의 역할이 특히 중요합니다. CDMO가 기술 상용화와 표준화, 그리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품질 분석 실험실


예를 들어, 정량적이고 재현 가능한 품질 관리 프로토콜을 수립하고, 실험실 규모를 넘어 GMP 기준에 부합하는 오가노이드 제조 공정을 개발한다면, 빠른 대량 생산과 동시에 재현성 있는 데이터 확보가 가능해집니다. 동시에 오가노이드 기반 약물 평가 시스템을 전임상(Pre-clinical) 플랫폼에 표준화된 공정과 품질 관리 체계로 통합한다면, 실험실 단계에서 검증된 오가노이드 기술을 대규모 생산 환경에서도 수월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연구자와 제약사 간의 기술적 간극을 효과적으로 메우고, 신약 개발 프로세스에서 오가노이드의 실질적 적용 가능성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교수님께서 꿈꾸시는 오가노이드 기술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오가노이드가 어떻게 의약품 세계를 변화시킬까요?


오가노이드는 의약품 개발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입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오가노이드가 실험실 자동화(Lab Automation)와 AI 빅데이터 분석 같은 첨단 기술과 결합해 지금보다 훨씬 더 표준화되고 정량화된 전임상 단계의 핵심 도구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조금 더 멀리 내다보면 오가노이드 기술은 10년 내에 ‘환자 맞춤형 치료’의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혈액에서 유도한 줄기세포(iPSC)로 만든 오가노이드에 신약을 미리 적용해 반응을 예측하고, 이를 실제 치료에 반영하는 ‘디지털 트윈’ 모델이 현실화될 것입니다. 이런 접근 방식이 자리 잡으면 임상시험 설계, 적응증 확대, 개인 맞춤형 약물 처방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의학적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암, 심혈관, 신경계 질환은 물론이고 기존 동물 모델로는 접근이 어려웠던 자가면역질환, 희귀질환 같은 영역에서도 오가노이드를 통해 훨씬 더 정밀하고 환자 중심적인 신약 평가와 치료 전략 수립이 가능해집니다. 궁극적으로 오가노이드는 단순한 생물학적 재현 기술을 넘어, 정밀의학과 AI가 결합된 ‘인간 시스템 시뮬레이터(human system simulator)’로 진화할 것입니다.


이러한 미래를 실현하려면 연구자, 제약사뿐 아니라 생산과 품질, 임상까지 연결하는 글로벌 CDMO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매우 중요합니다. 신약 개발의 새로운 생태계 속에서 앞으로 오가노이드 기술이 새로운 글로벌 표준을 세우고,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시대가 올 것이라 믿습니다. 미래를 상상해 보면 저 역시 그 변화의 길에 함께할 수 있다는 점에 큰 기대를 품고 있는데요. 글로벌 CDMO를 대표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러한 흐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주시길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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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식 보도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인간의 몸속에만 존재하는 장기(Organ)를 실험실의 작은 플레이트 위에서 구현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이러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혁신 기술인 오가노이드(Organoids)는 조직 유래 세포를 3차원으로 응집·배양해 만든 ‘미니 장기(Organ)’ 모델을 의미합니다. 인체 밖에서 인체와 같은 환경을 구현해 내는 오가노이드는 최근 신약 개발 과정 중 동물 실험을 대체할 차세대 기술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변화의 흐름 가운데,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기존 위탁 개발과 생산을 넘어 맞춤형 연구 서비스 영역의 확장을 알리며 오가노이드 기반의 약물 분석 서비스를 새롭게 공개하였습니다.


이번 특집 인터뷰에서는 지난 25년간 조직 공학과 재생의학 연구를 진행하며, 최근 우주에서의 두 차례 오가노이드 연구까지 성공리에 마친 존스홉킨스대학 김덕호 교수와 함께 오가노이드가 바꿀 의약품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연구자로서 25년간 줄기세포, 조직공학, 생체재료 분야를 넘나들며 다양한 생체 모사 플랫폼을 개발하셨습니다. 그중 오가노이드를 본격적인 연구 대상으로 삼은 계기가 무엇인가요? 


오가노이드 연구는 “보다 인간 중심으로 질병을 연구할 수는 없을까?”라는 근본적인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질병의 원인과 발생 과정, 질병으로 인한 신체 변화를 연구하는 병리학은 쥐나 영장류와 같은 동물 모델을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그동안 질병을 연구하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있어 기존 동물 모델 중심의 연구가 인간 질환의 복잡성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실험실 환경에서 인체 장기 세포 간 복잡한 상호작용을 잘 모사해서 실제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결과와 정밀하게 연결되도록 만들고 싶었고요. 어떻게 보면 인간의 장기를 실험실에서 다시 인간의 손으로 구현하는 거라, ‘신의 영역’이다, 싶을 때도 있습니다. (웃음)


최근 FDA에서 동물실험 의무화를 폐지하고 인간 유래 모델 기반의 데이터를 일부 인정하겠다고 발표했죠. 오가노이드가 더 이상 개념적 기술이 아닌 임상 적용이 요구되는 필수 플랫폼으로 인식되면서 향후 정밀 의료와 차세대 의약품 개발에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주에서의 오가노이드 연구를 선도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주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오가노이드 연구를 시도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주에서 오가노이드 연구를 처음 시도하게 된 이유는 노화 및 퇴행성 질환의 메커니즘을 미세 중력 상태에서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에서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려 나타나는 조직의 퇴행성 변화나 염증 반응이, 우주에서는 단 몇 주 만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주는 생물학적 노화나 만성질환의 진행 과정을 압축된 시간 안에 관찰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살아있는 실험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오가노이드 기반으로 정밀하게 분석하면, 노화의 초기 신호나 질병의 전조 현상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2020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심장 오가노이드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내 우주 환경에서 미세 중력이 심장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우주 환경에서 심근세포의 근력 약화, 부정맥, 염증 반응 증가, 산화 스트레스 경로의 급격한 활성화 등 노화 유사 현상이 단기간에 유도된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김덕호 교수 연구진이 우주로 보낸 심장 오가노이드칩


우주비행사가 오가노이드칩을 활용해 실험 중인 모습 

(* Source: https://www.pnas.org/doi/10.1073/pnas.2404644121)


지금은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NASA, 그리고 SpaceX와 함께 세 번째 우주 실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실험에서는 보다 정교하게 설계된 심장-면역 복합 오가노이드 모델을 활용해 미세 중력 환경에서의 나노 의약 효과를 정밀하게 확인할 계획입니다. 우주에서의 오가노이드 연구는 인류의 건강과 미래 의약품 개발을 향한 과학적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우주 기반 데이터를 통해 우주에서의 질병 리스크 예측, 그리고 지구상의 노화 질환 치료 전략 개발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최근 오가노이드 기술이 Organoids on chip, AI 기술 기반 분석 등과 융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특히 주목하고 있는 최신 기술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오가노이드는 굉장히 다학제적인 연구 분야에요. 유전자 편집, AI 데이터 분석, 실험실 자동화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을 융합하며 발전하고 있죠. 최근에는 단순한 3D 세포 집합체를 넘어 생리학적 기능을 정량화하고 조절할 수 있는 고도화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제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두 가지 기술은 장기칩이라고도 불리는 ‘오간 온 어칩(Organ-on-a-chip)’, 그리고 AI 기반 분석 플랫폼입니다.


장기칩은 오가노이드를 단순 배양하는 차원을 넘어, 머리카락 굵기보다도 얇은 미세유체공학 기반 칩 위에 배치해 인체 생리 환경을 재현하는 기술입니다. 이를 통해 장기 간 상호작용, 전단 유동, 약물 동태학 등을 보다 정밀하게 모사할 수 있죠.


두 번째는 AI 기술과의 융합입니다. 오가노이드는 구조적 이질성과 시간에 따른 높은 역동성을 갖고 있어, 기존의 전통적인 이미지 분석 방법만으로는 기능적 패턴을 명확하게 밝혀내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항암제 독성 평가를 위한 심장 오가노이드의 경우, 약물 유도 부정맥 신호를 검출하기 위해 수집되는 전기 생리 신호의 다양한 변수들이 시간에 따라 크게 변동합니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24 well plate


이러한 고속 실시간 약물 스크리닝에서는 24웰 플레이트(24 well plate)에서 단 1-2분만 데이터를 수집해도 클라우드에 테라바이트(TB) 규모 이상의 데이터가 축적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도 딥러닝 기반 이미지 분석 기술을 활용해 심장 오가노이드의 수축 패턴, 전기 생리 신호, 유전자 발현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융합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품질관리(QC), 약물 반응 예측, 배치 간 균일성 평가 등 다양한 응용 분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기술들을 활용해 오가노이드를 AI가 실시간으로 해석하고 예측하는 '디지털 바이오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핵심 방향입니다. 이는 미래의 정밀 의료, 신약 개발,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기반이 될 거라고 봅니다.

 

 

오가노이드 기술이 실제 의약품 개발 프로세스에 적용되기 위해서 넘어야 하는 기술과 규제 허들은 무엇일까요?


오가노이드 기술이 높은 잠재력을 지닌 것은 분명하지만, 실제 의약품 개발 프로세스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기술적·규제적 과제들이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는 데이터의 재현성과 품질 일관성 확보인데, 이를 위해서는 실험실 규모의 연구 수준을 넘어서 상업 규모의 품질 관리 체계와 제조 인프라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글로벌 제약사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 역시 데이터의 정량성과 재현성입니다. 실제로 제가 창업한 큐리바이오 연구팀이 글로벌 제약사와 오가노이드 모델을 공동 개발할 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이 오가노이드를 GMP 환경에서 어떻게 동일하게 구현할 수 있느냐’ 였습니다. 동일한 세포주로 제작한 오가노이드라도 개체 간 생리적 지표에 편차가 크면, 품질 기준이 불명확하다고 판단되어 ‘이 데이터를 임상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오가노이드 플랫폼의 일관된 품질과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현재 오가노이드의 글로벌 품질 관리 기준은 아직 확립 중인 단계이기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CDMO의 역할이 특히 중요합니다. CDMO가 기술 상용화와 표준화, 그리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품질 분석 실험실


예를 들어, 정량적이고 재현 가능한 품질 관리 프로토콜을 수립하고, 실험실 규모를 넘어 GMP 기준에 부합하는 오가노이드 제조 공정을 개발한다면, 빠른 대량 생산과 동시에 재현성 있는 데이터 확보가 가능해집니다. 동시에 오가노이드 기반 약물 평가 시스템을 전임상(Pre-clinical) 플랫폼에 표준화된 공정과 품질 관리 체계로 통합한다면, 실험실 단계에서 검증된 오가노이드 기술을 대규모 생산 환경에서도 수월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연구자와 제약사 간의 기술적 간극을 효과적으로 메우고, 신약 개발 프로세스에서 오가노이드의 실질적 적용 가능성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교수님께서 꿈꾸시는 오가노이드 기술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오가노이드가 어떻게 의약품 세계를 변화시킬까요?


오가노이드는 의약품 개발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입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오가노이드가 실험실 자동화(Lab Automation)와 AI 빅데이터 분석 같은 첨단 기술과 결합해 지금보다 훨씬 더 표준화되고 정량화된 전임상 단계의 핵심 도구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조금 더 멀리 내다보면 오가노이드 기술은 10년 내에 ‘환자 맞춤형 치료’의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혈액에서 유도한 줄기세포(iPSC)로 만든 오가노이드에 신약을 미리 적용해 반응을 예측하고, 이를 실제 치료에 반영하는 ‘디지털 트윈’ 모델이 현실화될 것입니다. 이런 접근 방식이 자리 잡으면 임상시험 설계, 적응증 확대, 개인 맞춤형 약물 처방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의학적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암, 심혈관, 신경계 질환은 물론이고 기존 동물 모델로는 접근이 어려웠던 자가면역질환, 희귀질환 같은 영역에서도 오가노이드를 통해 훨씬 더 정밀하고 환자 중심적인 신약 평가와 치료 전략 수립이 가능해집니다. 궁극적으로 오가노이드는 단순한 생물학적 재현 기술을 넘어, 정밀의학과 AI가 결합된 ‘인간 시스템 시뮬레이터(human system simulator)’로 진화할 것입니다.


이러한 미래를 실현하려면 연구자, 제약사뿐 아니라 생산과 품질, 임상까지 연결하는 글로벌 CDMO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매우 중요합니다. 신약 개발의 새로운 생태계 속에서 앞으로 오가노이드 기술이 새로운 글로벌 표준을 세우고,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시대가 올 것이라 믿습니다. 미래를 상상해 보면 저 역시 그 변화의 길에 함께할 수 있다는 점에 큰 기대를 품고 있는데요. 글로벌 CDMO를 대표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러한 흐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주시길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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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식 보도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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