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백수정 파트장입니다.
세포주 개발 그룹에서 MCB(Master Cell Bank) 파트를 이끌고 있습니다.
바이오의약품은 하나의 세포주로부터 시작되는데요, ‘세포주’란 바이오의약품이 되는 ‘목적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무한 증식 세포로, 생체 밖에서 대량 증식할 수 있는 세포를 말합니다. ‘세포주 개발(Cell Line Development)’은 고품질의 단백질을 가장 잘 발현해 내는 세포주를 선별하는 과정입니다.
▲ 세포주 개발 과정
벡터 합성에서 시작해 안정성 시험까지 모두 거치면 최종 세포주 1개가 선발되는데요. MCB(Master Cell Bank)는 목적 단백질을 가장 잘 생산해 내는 최종 세포주를 대량으로 배양한 뒤 무균 환경에서 수백 개의 바이알로 나누어 동결 저장한 상태를 말합니다. 모든 개발·생산·임상·상업용 바이오의약품을 만들기 위한 배치는 이 MCB로부터 파생되기 때문에, MCB 구축은 바이오의약품 생산의 토대이자 글로벌 규제 기관이 신뢰할 수 있는 세포주 자산을 보증하는 업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MCB 업무는 본격적인 GMP 환경으로 가는 ‘첫 단추’라고 할 수 있어요.
환자에게 투여되는 모든 의약품은 엄격한 무균 시설인 GMP 환경에서 제조됩니다. MCB 단계부터는 무균 시설인 GMP 시설에서 제조가 필요한데요. 일반 실험실 환경보다는 훨씬 더 까다롭고 엄격한 절차를 따라야 하죠. 예를 들어 옷 입는 것부터 실험실과는 많이 달라요. 세 개의 멸균 가운을 겹쳐 입고, 이중으로 장갑을 착용한 후 세포주를 분주합니다.
▲ GMP 생산 시설과 개발 실험실
또, GMP 환경에서는 혼자서 실험을 진행해도 안 돼요. 항상 안전하고 적합한 절차를 거쳐 실험을 진행했는지 확인하는 검증인(Verifier)이 있어야 하거든요. 만약 액체질소 탱크에 시료를 안전하게 옮겼다고 하더라도, 문서 기록과 검증 절차가 없다면 GMP 세계에서는 수행하지 않은 것과 같아요.
처음을 잘 다져야 그다음에도 같은 작업을 문제없이 더 잘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요즘은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유관 부서와 함께 모든 절차와 규제 지침 하나하나를 표준화하는 데 쏟고 있습니다. 앞선 개발 단계에서 잘 키워 놓은 세포주를 매번 안전하게 생산 단계로 전달하기 위해서요.
10년 넘게 세포주를 개발했지만 리더는 처음이라,
매일 새로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세포주 개발을 해왔어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는 세포주 개발 그룹이 처음 생길 때부터 함께했습니다. 그동안은 마음속에 개발자로서 주어진 일들을 잘 해내야겠다는 책임감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높은 품질의 단백질을 잘 만들어내는 세포주를 선별해서, 안전한 바이오의약품으로 거듭나도록 만들겠다는 마음 같은 거요.
리더가 된 후에는 새로운 영역의 책임감을 만나게 됐어요. 하루하루 업무를 잘 해내야 한다는 마음에 더해서, 처음 리더가 된 저를 믿고 지지해주는 팀원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요. 저희 파트로 합류하신 한 프로님이 저에게 ‘파트장님을 보고 MCB 파트에 지원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부서원들이 응원의 말을 해주고, 저를 믿어주는 만큼 프로젝트를 꼭 성공으로 이끌고 싶고요. 처음 리더가 된 저를 믿고 의지하는 팀원들 덕분에 저도 많은 것들을 배우고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두 번의 육아를 경험했고,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저는 요즘 다시 신생아를 안고 있는 기분이에요. (웃음) 혹시나 떨어트릴까 조마조마하고, 조심스럽고, 그러면서도 소중하고 감사한 그런 기분이요.
결국에는 사랑이 담긴 따뜻한 말들,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마음들이 제게 용기를 줘요.
재작년 가족 초청 행사에 아이들을 데리고 왔었는데, 엄마가 실험할 때 입는 실험 가운도 입어보고, 실험 도구 체험도 해보면서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그 이후로 종종 사내 어린이집에 등원할 때 회사를 가리키면서 ‘저기 언제 또 들어갈 수 있어?😁’하고 물어봐요. 한 번은 하원하다가 로비에 있는 화장실에 데려간 적이 있는데, ‘우와 엄마 회사 진짜 좋다~!’ 하면서 감탄하는 거 있죠.
저에겐 이 사진이 열심히 오래 잘 다녀야겠다, 다짐하게 만드는 사진 중 하나인데요. 누군가 일하는 엄마들을 비유해서 그런 말을 하더군요, 가만히 둔다고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은 일하는 엄마에게도 배우는 게 많다고요. 얼마 전 아이들과 사흘간 떨어져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첫째가 와락 안기더니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머릿속이 온통 엄마였는데, 울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내가 울면 엄마가 속상할 것 같아서요. 엄마. 나 잘했죠?” 이 말을 듣는데 눈물이 날 만큼 애틋하면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책임감을 느꼈어요. 그 순간만큼은 이 아이에게는 내가 전부이구나 싶어서요. “아, 내가 부모로서 키움 ‘당하고’ 있구나” 하는 마음도 함께요.
부모가 되고, 리더가 되고. 저를 설명하는 단어들이 많아질수록 책임과 부담은 커지지만, 그만큼 더 단단해진 스스로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가정에서도, 일에서도 사랑으로 키우고 열정으로 이룬다는 게 제 신념이에요. 제가 누군가에게 ‘엄마’이자 ‘리더’로 기억된다는 것, 그리고 그 이름을 믿고 따라와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이 됩니다. 매일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는 팀원들과 가족들이 있기에 다시 용기 내어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가는 것 같아요. 제가 쌓아가는 매일이 언젠가 누군가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요.
안녕하세요, 백수정 파트장입니다.
세포주 개발 그룹에서 MCB(Master Cell Bank) 파트를 이끌고 있습니다.
바이오의약품은 하나의 세포주로부터 시작되는데요, ‘세포주’란 바이오의약품이 되는 ‘목적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무한 증식 세포로, 생체 밖에서 대량 증식할 수 있는 세포를 말합니다. ‘세포주 개발(Cell Line Development)’은 고품질의 단백질을 가장 잘 발현해 내는 세포주를 선별하는 과정입니다.
▲ 세포주 개발 과정
벡터 합성에서 시작해 안정성 시험까지 모두 거치면 최종 세포주 1개가 선발되는데요. MCB(Master Cell Bank)는 목적 단백질을 가장 잘 생산해 내는 최종 세포주를 대량으로 배양한 뒤 무균 환경에서 수백 개의 바이알로 나누어 동결 저장한 상태를 말합니다. 모든 개발·생산·임상·상업용 바이오의약품을 만들기 위한 배치는 이 MCB로부터 파생되기 때문에, MCB 구축은 바이오의약품 생산의 토대이자 글로벌 규제 기관이 신뢰할 수 있는 세포주 자산을 보증하는 업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MCB 업무는 본격적인 GMP 환경으로 가는 ‘첫 단추’라고 할 수 있어요.
환자에게 투여되는 모든 의약품은 엄격한 무균 시설인 GMP 환경에서 제조됩니다. MCB 단계부터는 무균 시설인 GMP 시설에서 제조가 필요한데요. 일반 실험실 환경보다는 훨씬 더 까다롭고 엄격한 절차를 따라야 하죠. 예를 들어 옷 입는 것부터 실험실과는 많이 달라요. 세 개의 멸균 가운을 겹쳐 입고, 이중으로 장갑을 착용한 후 세포주를 분주합니다.
▲ GMP 생산 시설과 개발 실험실
또, GMP 환경에서는 혼자서 실험을 진행해도 안 돼요. 항상 안전하고 적합한 절차를 거쳐 실험을 진행했는지 확인하는 검증인(Verifier)이 있어야 하거든요. 만약 액체질소 탱크에 시료를 안전하게 옮겼다고 하더라도, 문서 기록과 검증 절차가 없다면 GMP 세계에서는 수행하지 않은 것과 같아요.
처음을 잘 다져야 그다음에도 같은 작업을 문제없이 더 잘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요즘은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유관 부서와 함께 모든 절차와 규제 지침 하나하나를 표준화하는 데 쏟고 있습니다. 앞선 개발 단계에서 잘 키워 놓은 세포주를 매번 안전하게 생산 단계로 전달하기 위해서요.
10년 넘게 세포주를 개발했지만 리더는 처음이라,
매일 새로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세포주 개발을 해왔어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는 세포주 개발 그룹이 처음 생길 때부터 함께했습니다. 그동안은 마음속에 개발자로서 주어진 일들을 잘 해내야겠다는 책임감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높은 품질의 단백질을 잘 만들어내는 세포주를 선별해서, 안전한 바이오의약품으로 거듭나도록 만들겠다는 마음 같은 거요.
리더가 된 후에는 새로운 영역의 책임감을 만나게 됐어요. 하루하루 업무를 잘 해내야 한다는 마음에 더해서, 처음 리더가 된 저를 믿고 지지해주는 팀원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요. 저희 파트로 합류하신 한 프로님이 저에게 ‘파트장님을 보고 MCB 파트에 지원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부서원들이 응원의 말을 해주고, 저를 믿어주는 만큼 프로젝트를 꼭 성공으로 이끌고 싶고요. 처음 리더가 된 저를 믿고 의지하는 팀원들 덕분에 저도 많은 것들을 배우고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두 번의 육아를 경험했고,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저는 요즘 다시 신생아를 안고 있는 기분이에요. (웃음) 혹시나 떨어트릴까 조마조마하고, 조심스럽고, 그러면서도 소중하고 감사한 그런 기분이요.
결국에는 사랑이 담긴 따뜻한 말들,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마음들이 제게 용기를 줘요.
재작년 가족 초청 행사에 아이들을 데리고 왔었는데, 엄마가 실험할 때 입는 실험 가운도 입어보고, 실험 도구 체험도 해보면서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그 이후로 종종 사내 어린이집에 등원할 때 회사를 가리키면서 ‘저기 언제 또 들어갈 수 있어?😁’하고 물어봐요. 한 번은 하원하다가 로비에 있는 화장실에 데려간 적이 있는데, ‘우와 엄마 회사 진짜 좋다~!’ 하면서 감탄하는 거 있죠. (웃음)
저에겐 이 사진이 열심히 오래 잘 다녀야겠다, 다짐하게 만드는 사진 중 하나인데요. 누군가 일하는 엄마들을 비유해서 그런 말을 하더군요, 가만히 둔다고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은 일하는 엄마에게도 배우는 게 많다고요. 얼마 전 아이들과 사흘간 떨어져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첫째가 와락 안기더니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머릿속이 온통 엄마였는데, 울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내가 울면 엄마가 속상할 것 같아서요. 엄마. 나 잘했죠?” 이 말을 듣는데 눈물이 날 만큼 애틋하면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책임감을 느꼈어요. 그 순간만큼은 이 아이에게는 내가 전부이구나 싶어서요. “아, 내가 부모로서 키움 ‘당하고’ 있구나” 하는 마음도 함께요.
부모가 되고, 리더가 되고. 저를 설명하는 단어들이 많아질수록 책임과 부담은 커지지만, 그만큼 더 단단해진 스스로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가정에서도, 일에서도 사랑으로 키우고 열정으로 이룬다는 게 제 신념이에요.
제가 누군가에게 ‘엄마’이자 ‘리더’로 기억된다는 것, 그리고 그 이름을 믿고 따라와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이 됩니다. 매일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는 팀원들과 가족들이 있기에 다시 용기 내어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가는 것 같아요. 제가 쌓아가는 매일이 언젠가 누군가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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