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May 28, 2026

IMAGINE | 바이러스는 어떻게 치료제가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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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도 무생물도 아닌 독특한 존재, 바이러스(Virus). ‘바이러스’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천연두나 코로나19처럼 인류의 생명을 위협했던 감염병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이처럼 바이러스는 유해하고 피해야 할 존재로 여겨지지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치료제로 개발되어 왔습니다. 


희귀 유전질환 치료제부터 항암 치료제까지 다양한 형태의 차세대 치료제로 개발되는 바이러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삼성바이오로직스 뉴스룸에서 항암 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 연구에 매진해 온 윤채옥 교수를 만나,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물었습니다. 

 


IMAGINE how viruses became medicines 2

 


1세대 세포·유전자 치료제 연구자로서, 이 분야에 집중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대학생 때부터 제 연구가 실제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랐습니다. 박사 과정을 분자 생물학(Molecular Biology) 연구실에서 보내면서 세포·유전자 기반 치료제에 관심이 생겼고, 그래서 박사 후 과정도 하버드대에서 CAR-T*를 연구하는 랩으로 가게 됐죠.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Cell: 특정 세포를 표적하도록 유전적으로 설계된 T세포 기반 면역세포 치료제)


세포·유전자 치료제 연구가 분자 생물학의 꽃이라고 생각했어요. 모든 인간의 유전자는 다 다르기 때문에, 저마다의 유전적 특성(Genetic Makeup)에 근거해 질환을 훨씬 더 정밀하게 분석하고 치료할 수 있고, 병세를 완화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원인 자체를 완전히 없애는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랬죠. 당시 CAR-T가 가지는 치료 전략도 흥미로웠고요. 임상 시험도 진행하면서 연구에 푹 빠져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CAR-T 연구를 시작한 시점이 대략 30년 전인데, 지금은 2세대 CAR-T로 넘어가고 있는 걸 보면 감회가 새로워요. 

 

 


CAR-T를 시작으로, 지금은 유전자 치료제 중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 연구에 매진하고 계신데요.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그 작용 원리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의 작용 원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손상된 세포에 치료 유전자를 전달해 기능을 회복시키는 ‘유전자 전달형 치료제’이고, 또 다른 하나는 바이러스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고 증식하며 치료 효과를 내는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Oncolytic Virus)’입니다.


IMAGINE how viruses became medicines 3


유전자 전달형 치료제에는 주로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 AAV(Adeno-Associated Virus), 렌티바이러스(Lentivirus) 등이 활용되며, 전달 효율과 지속성, 안전성 측면에서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항암 바이러스는 아데노바이러스나 HSV(Herpes Simplex Virus) 등을 기반으로 개발되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감염·파괴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치료 목적에 따라 적합한 바이러스 플랫폼도 달라집니다. AAV는 비교적 안전성이 높고 체내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전자를 발현시킬 수 있어 유전 질환 치료에 주로 활용되는 반면, 아데노바이러스 기반 항암 바이러스는 빠른 증식과 강력한 유전자 발현을 통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고 주변으로 퍼져 나가며 치료 효과를 확대하는 강점이 있어 주로 암 치료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IMAGINE how viruses became medicines 4

결국 유전 질환 치료에서는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전달체가 중요하고, 암 치료에서는 스스로 증식하며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공격성이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죠. 


바이러스가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개념 자체가 생소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바이러스들은 유일하게 숙주를 매개로 증식한다는 특징 하나만 동일할 뿐, 그 종류에 따라 특징이 몹시 다릅니다. 그 특성을 잘 활용해 치료할 수 있는 타겟 질환을 정하고, 해당 질환에 가장 잘 작용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선별하는 것이 치료제 개발의 출발점이에요. 

 

 


그렇다면 바이러스의 선별 외에도,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의 효능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은 무엇인가요? 


우리 몸이 바이러스를 바이러스로 인식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바이러스가 목표 세포까지 안정적으로 도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면역 시스템이 바이러스를 빠르게 제거해버리면 충분한 효능을 얻기 어려워져요. 그래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종의 ‘트로이 목마(Trojan Horse)’처럼 바이러스를 세포 안에 탑재해 전달하는 방식이 있는데요. 우리 몸은 세포 자체를 바이러스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세포 내부에 숨은 상태로 이동하면 면역 반응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후 그 세포가 목표 조직에 도달하면 세포 내부에서 바이러스가 방출되어 치료 효과를 내는 방식입니다. 


또 나노 물질을 활용해 바이러스 표면을 감싸는 기술도 있습니다. 바이러스 표면을 물리적으로 마스킹(Masking)하면 면역 시스템이 이를 외부 병원체로 인식하는 정도를 낮출 수 있어, 체내 안정성과 전달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실제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도 이런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일입니다. 전임상 단계에서는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실제 사람의 몸에서는 환자마다 면역 시스템이 달라 예상치 못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죠. 단순히 바이러스를 전달하는 기술을 넘어, 인체 면역 시스템과 얼마나 정교하게 균형을 맞추느냐가 중요합니다.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의 최근 임상 동향과 트렌드 중, 교수님께서 최근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또 과거와 비교했을 때 두드러지는 변화가 있다면요? 


제가 연구를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연구가 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었기에 다들 안전성에만 관심이 있었어요. 지금은 임상 사례도 많이 축적되고, 실제 상용화된 의약품도 존재하다 보니 주요 연구 관점이 안전성에서 유효성(Efficacy) 확대로 많이 넘어온 것 같습니다. 이제는 바이러스 치료제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작동할지 정교하게 조절하는 방향으로 연구 관점이 발전하고 있는 걸 보면요. 


최근 바이오의약품의 전반적 흐름과도 맞닿아 있는데요. 예를 들어 바이오의약품 중 다수를 차지하는 항암제가 비특이적으로 세포를 공격하던 초기 세대에서 벗어나 특정 세포만 선택적으로 타깃하는 표적 치료제로 발전해왔듯이,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 역시 원하는 조직에만 선택적으로 도달하도록 설계 방향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액티브 타겟팅(Active Targeting)’ 기술은 비특이적 면역 반응과 부작용을 줄이는 동시에, 더 적은 용량으로도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 하나 중요한 트렌드는 치료 전략의 다각화입니다. 단일 치료 유전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중유전자를 동시에 탑재하거나, 바이러스 치료제를 다른 치료법과 병용하는 방식(Combination Therapy)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어요. 특히 항암 바이러스는 기존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와는 다른 방식으로 암세포를 공격하기 때문에, 함께 사용했을 때 각각의 치료 효과를 단순히 합친 것 이상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최근의 임상 설계 역시 이러한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요. 

 



그렇다면 연구 개발을 넘어, 실제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를 환자에게 안전하게 투여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시나요? 또 이런 관점에서 CDMO 파트너는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요?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를 실제 환자에게 안정적으로 투여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생산 능력을 넘어,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중요합니다. 특히 앞서 언급했던 병용 요법(Combination Therapy)의 경우, 바이러스 치료제가 기존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와 어떤 방식으로 상호 보완되고 또 반대로 충돌하는지를 정교하게 이해해야 하죠. 


제조 관점에서는 생산 역량과 품질 일관성을 핵심 과제로 꼽을 수 있는데요. 바이러스는 세포 기반 치료제와 달리 생산 과정에서 불완전한 입자(Defective Particle)가 다수 생성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상 바이러스 입자의 비율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에 바이러스 특성상 교차오염(Cross-contamination)에 대한 관리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생산 시설 운영 측면에서도 높은 수준의 분리·관리 체계가 요구되죠. 


더불어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는 플랫폼마다 구조적 특성이 크게 다르다는 점도 중요한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바이러스의 외피 구조나 물리적 특성에 따라 정제(Purification) 조건이 모두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공정을 모든 바이러스에 동일하게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바이러스 종류별 특성에 최적화된 공정 개발 역량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IMAGINE how viruses became medicines 5

삼성바이오로직스 개발 실험실


이러한 관점에서 CDMO가 단순 생산 파트너를 넘어, 바이러스 특성에 맞는 공정 개발과 품질 관리 전략을 함께 설계하는 역할이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 시장은 아직 대규모 상업 생산보다는 임상 단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다양한 파이프라인과 생산 규모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CDMO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봅니다. 

 

 


마지막으로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가 궁극적으로 도달하게 될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교수님께서 기대하시는 ‘미래의 치료제’는 어떤 형태일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금의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는 아직 희귀질환이나 중증 질환 중심의 ‘특수 치료제’라는 인식이 강한데요. 가까운 미래에는 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지면서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 더 나아가 유전자 치료제가 적용될 수 있는 질환 범위가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대체 치료제가 없는 질환을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보다 일반적인 질환 영역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체내에서 치료 유전자를 직접 발현시키고, 환자 몸 안에서 가장 적합한 형태로 작동하게 만든다는 점은 유전자 치료제만이 가진 고유한 강점이니까요. 


다른 의약품들이 그랬던 것처럼 유전자 치료제 역시 앞으로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겁니다. 넘어지고 코가 부러지는 일도 계속 생기겠지만 결국 미래 치료 패러다임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 본 글은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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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도 무생물도 아닌 독특한 존재, 바이러스(Virus). ‘바이러스’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천연두나 코로나19처럼 인류의 생명을 위협했던 감염병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이처럼 바이러스는 유해하고 피해야 할 존재로 여겨지지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치료제로 개발되어 왔습니다. 


희귀 유전질환 치료제부터 항암 치료제까지 다양한 형태의 차세대 치료제로 개발되는 바이러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삼성바이오로직스 뉴스룸에서 항암 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 연구에 매진해 온 윤채옥 교수를 만나,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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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세포·유전자 치료제 연구자로서, 이 분야에 집중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대학생 때부터 제 연구가 실제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랐습니다. 박사 과정을 분자 생물학(Molecular Biology) 연구실에서 보내면서 세포·유전자 기반 치료제에 관심이 생겼고, 그래서 박사 후 과정도 하버드대에서 CAR-T*를 연구하는 랩으로 가게 됐죠.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Cell: 특정 세포를 표적하도록 유전적으로 설계된 T세포 기반 면역세포 치료제)


세포·유전자 치료제 연구가 분자 생물학의 꽃이라고 생각했어요. 모든 인간의 유전자는 다 다르기 때문에, 저마다의 유전적 특성(Genetic Makeup)에 근거해 질환을 훨씬 더 정밀하게 분석하고 치료할 수 있고, 병세를 완화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원인 자체를 완전히 없애는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랬죠. 당시 CAR-T가 가지는 치료 전략도 흥미로웠고요. 임상 시험도 진행하면서 연구에 푹 빠져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CAR-T 연구를 시작한 시점이 대략 30년 전인데, 지금은 2세대 CAR-T로 넘어가고 있는 걸 보면 감회가 새로워요. 

 

 


CAR-T를 시작으로, 지금은 유전자 치료제 중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 연구에 매진하고 계신데요.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그 작용 원리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의 작용 원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손상된 세포에 치료 유전자를 전달해 기능을 회복시키는 ‘유전자 전달형 치료제’이고, 또 다른 하나는 바이러스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고 증식하며 치료 효과를 내는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Oncolytic Viru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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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전달형 치료제에는 주로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 AAV(Adeno-Associated Virus), 렌티바이러스(Lentivirus) 등이 활용되며, 전달 효율과 지속성, 안전성 측면에서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항암 바이러스는 아데노바이러스나 HSV(Herpes Simplex Virus) 등을 기반으로 개발되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감염·파괴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치료 목적에 따라 적합한 바이러스 플랫폼도 달라집니다. AAV는 비교적 안전성이 높고 체내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전자를 발현시킬 수 있어 유전 질환 치료에 주로 활용되는 반면, 아데노바이러스 기반 항암 바이러스는 빠른 증식과 강력한 유전자 발현을 통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고 주변으로 퍼져 나가며 치료 효과를 확대하는 강점이 있어 주로 암 치료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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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유전 질환 치료에서는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전달체가 중요하고, 암 치료에서는 스스로 증식하며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공격성이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죠. 


바이러스가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개념 자체가 생소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바이러스들은 유일하게 숙주를 매개로 증식한다는 특징 하나만 동일할 뿐, 그 종류에 따라 특징이 몹시 다릅니다. 그 특성을 잘 활용해 치료할 수 있는 타겟 질환을 정하고, 해당 질환에 가장 잘 작용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선별하는 것이 치료제 개발의 출발점이에요. 

 

 


그렇다면 바이러스의 선별 외에도,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의 효능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은 무엇인가요? 


우리 몸이 바이러스를 바이러스로 인식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바이러스가 목표 세포까지 안정적으로 도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면역 시스템이 바이러스를 빠르게 제거해버리면 충분한 효능을 얻기 어려워져요. 그래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종의 ‘트로이 목마(Trojan Horse)’처럼 바이러스를 세포 안에 탑재해 전달하는 방식이 있는데요. 우리 몸은 세포 자체를 바이러스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세포 내부에 숨은 상태로 이동하면 면역 반응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후 그 세포가 목표 조직에 도달하면 세포 내부에서 바이러스가 방출되어 치료 효과를 내는 방식입니다. 


또 나노 물질을 활용해 바이러스 표면을 감싸는 기술도 있습니다. 바이러스 표면을 물리적으로 마스킹(Masking)하면 면역 시스템이 이를 외부 병원체로 인식하는 정도를 낮출 수 있어, 체내 안정성과 전달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실제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도 이런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일입니다. 전임상 단계에서는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실제 사람의 몸에서는 환자마다 면역 시스템이 달라 예상치 못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죠. 단순히 바이러스를 전달하는 기술을 넘어, 인체 면역 시스템과 얼마나 정교하게 균형을 맞추느냐가 중요합니다.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의 최근 임상 동향과 트렌드 중, 교수님께서 최근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또 과거와 비교했을 때 두드러지는 변화가 있다면요? 


제가 연구를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연구가 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었기에 다들 안전성에만 관심이 있었어요. 지금은 임상 사례도 많이 축적되고, 실제 상용화된 의약품도 존재하다 보니 주요 연구 관점이 안전성에서 유효성(Efficacy) 확대로 많이 넘어온 것 같습니다. 이제는 바이러스 치료제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작동할지 정교하게 조절하는 방향으로 연구 관점이 발전하고 있는 걸 보면요. 


최근 바이오의약품의 전반적 흐름과도 맞닿아 있는데요. 예를 들어 바이오의약품 중 다수를 차지하는 항암제가 비특이적으로 세포를 공격하던 초기 세대에서 벗어나 특정 세포만 선택적으로 타깃하는 표적 치료제로 발전해왔듯이,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 역시 원하는 조직에만 선택적으로 도달하도록 설계 방향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액티브 타겟팅(Active Targeting)’ 기술은 비특이적 면역 반응과 부작용을 줄이는 동시에, 더 적은 용량으로도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 하나 중요한 트렌드는 치료 전략의 다각화입니다. 단일 치료 유전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중유전자를 동시에 탑재하거나, 바이러스 치료제를 다른 치료법과 병용하는 방식(Combination Therapy)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어요. 특히 항암 바이러스는 기존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와는 다른 방식으로 암세포를 공격하기 때문에, 함께 사용했을 때 각각의 치료 효과를 단순히 합친 것 이상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최근의 임상 설계 역시 이러한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요. 

 



그렇다면 연구 개발을 넘어, 실제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를 환자에게 안전하게 투여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시나요? 또 이런 관점에서 CDMO 파트너는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요?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를 실제 환자에게 안정적으로 투여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생산 능력을 넘어,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중요합니다. 특히 앞서 언급했던 병용 요법(Combination Therapy)의 경우, 바이러스 치료제가 기존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와 어떤 방식으로 상호 보완되고 또 반대로 충돌하는지를 정교하게 이해해야 하죠. 


제조 관점에서는 생산 역량과 품질 일관성을 핵심 과제로 꼽을 수 있는데요. 바이러스는 세포 기반 치료제와 달리 생산 과정에서 불완전한 입자(Defective Particle)가 다수 생성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상 바이러스 입자의 비율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에 바이러스 특성상 교차오염(Cross-contamination)에 대한 관리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생산 시설 운영 측면에서도 높은 수준의 분리·관리 체계가 요구되죠. 


더불어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는 플랫폼마다 구조적 특성이 크게 다르다는 점도 중요한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바이러스의 외피 구조나 물리적 특성에 따라 정제(Purification) 조건이 모두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공정을 모든 바이러스에 동일하게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바이러스 종류별 특성에 최적화된 공정 개발 역량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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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개발 실험실


이러한 관점에서 CDMO가 단순 생산 파트너를 넘어, 바이러스 특성에 맞는 공정 개발과 품질 관리 전략을 함께 설계하는 역할이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 시장은 아직 대규모 상업 생산보다는 임상 단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다양한 파이프라인과 생산 규모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CDMO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봅니다. 

 

 


마지막으로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가 궁극적으로 도달하게 될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교수님께서 기대하시는 ‘미래의 치료제’는 어떤 형태일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금의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는 아직 희귀질환이나 중증 질환 중심의 ‘특수 치료제’라는 인식이 강한데요. 가까운 미래에는 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지면서 바이러스 기반 치료제, 더 나아가 유전자 치료제가 적용될 수 있는 질환 범위가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대체 치료제가 없는 질환을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보다 일반적인 질환 영역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체내에서 치료 유전자를 직접 발현시키고, 환자 몸 안에서 가장 적합한 형태로 작동하게 만든다는 점은 유전자 치료제만이 가진 고유한 강점이니까요. 


다른 의약품들이 그랬던 것처럼 유전자 치료제 역시 앞으로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겁니다. 넘어지고 코가 부러지는 일도 계속 생기겠지만 결국 미래 치료 패러다임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 본 글은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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